詩-그리고 또

봄비 내리면

신타나몽해 2009. 3. 19. 08:56

 

 

 

 

 

        봄비 내리면

 

 

비가 내립니다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개나리는 노란 봄을 꽃피우며

이제 막 망울진 벚꽃도

하얀 봄을 터뜨릴 것입니다

 

지난봄, 꽃 진 뒤

도로가 산비탈을 지나친 수많은 사람

누구도

따뜻한 눈길 한 번 준 적 없을 그곳

개나리 덤불 속에서

봄이 핍니다

노란 봄이 핍니다

 

지난가을, 낙엽 진 뒤

4차선 도로를 왕래하는 수많은 자동차

어쩌다

다정한 눈길 한 번 준 적 없을 나무

벚나무 가로수에도

봄이 터집니다

하얀 봄이 터집니다

 

그대 나를 잊었다 해도

추억마저 잊혔다 해도

나는 여전히 봄비가 되며

그대 마음속

노랗고 하얀 계절을 그립니다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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