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의 세계 / 김신타
알 수 없는 깊이
깊이를 잴 수 없는 바다
누에가 고치를 짓다가
끝내는 고치 안에 갇혀 죽게 되듯
시를 노래하다 시에 빠져 눈 감게 될 나
그 안에 있는 기쁨 슬픔 평안함 갉아댐
나이 오십 줄에 들어 알게 된
바람처럼 스쳐갔지만
지구의 시작과도 같이 오랜 세월
준비됐을 인연으로부터 시작된 그 세계
어려서부터 마흔 중반 넘은 지금까지도
아침해 떠올라 내 얼굴 비출 때까지는
마법의 잠에 취해 있어야 했던 내게서
아침잠의 마법을 풀어 준 시의 세계
늪에 빠졌으나 빠진 줄도 모르고
허우적거리다 숨을 거둬도 좋을
그곳에 또 하나의 세계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시의 세계이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