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소망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20. 9. 8. 08:12


소망

신타


유례없이 긴 장마에 폭염에
온 세상이 시끄럽더니 어느덧 가을
바지 깃 사이로 찬 바람이 들고
따스한 차가 좋은 아침입니다

코로나라는 아름다운 이름은
지금도 우릴 조심스럽게 하며
날씨가 아니더라도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습니다만

계절이 가고 오는 것과
세상과 세상 사람들의 다양함
모두가 창조의 아름다움입니다
모두가 사랑의 선물입니다

시끄러움도 지겨움도 아닌
적당하길 바라던 때 있었지만
이제는 흩어진 그 모두를
적당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모든 건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니까요
옳다는 기준이 없을 때라야
우리에게 모든 게 다 옳습니다

기준을 두고 아무리 옮겨도
제 자리 찾을 수 없습니다
내면의 기준을 없앴을 때
그곳이 곧 제 자리입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듯
없애면 비로소 드러납니다
바라던 바가 마음에서 사라질 때
오히려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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