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사랑의 느낌

사랑의 용광로

신타나몽해 2021. 9. 22. 16:27


사랑의 용광로 / 김신타


그와 그녀
남자와 여자는
살로써 살을 느낀다
손에 걸리는 것 하나 없는

몸뚱이가 비록 꿈 같고
이슬 같고 환영 같다 해도
지금은 실존이 아니던가
언젠가 안개처럼 사라질지라도

헤어지고 나서도
여운이 느껴지는 감촉
마른오징어처럼
여전히 씹히는 기쁨

20대 탱탱한 과육이
40대 원숙함에 절여지고
60대 이르러 효소가 되었는지
영육간에 걸림이 없다

우리는 돌아온 청춘
기준이 있지만 내세우지 않으며
스스로의 잣대에 구속되지 않는
다시 태어나는 순수함

육체적 사랑을 신의 선물로
영적 사랑을 영혼의 기쁨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깨어남
그곳에 삶의 기쁨이 있다

홀딱 벗은 침대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사랑
불안도 미움도 녹여 없애는
신성 가득한 용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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