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소국

신타나 2021. 10. 15. 14:45


소국

신타


늘 지나다니는 동네
담장 옆에 가을이 열렸다
무더기로 담쑥하게 핀 국화꽃

흐린 기억 속에 담긴
누나를 닮은
하얗고 노란 들국화

열 살도 안 된 나이
엄마의 부지깽이를 피해
부엌 문턱 넘어가려다 넘어지고

매를 맞던 모습은
정작 본인은 잊었다지만
옆에서 본 내겐 오랜 상처로 남은

서른이 지나고 다시
서른이 지난 세월의 씻김에도
소국을 읽는 순간 눈물이 번진다

그립고도 아픈 시절
엄마와 누나와 어린 나
그리고 먼 곳의 아버지

'신작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가에 선 가을  (0) 2021.10.30
시인  (0) 2021.10.18
가을, 빗방울 듣다  (0) 2021.10.15
물총새  (0) 2021.09.28
기타와 자동차  (0) 202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