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지금이 시작이자 끝이다

신타나몽해 2021. 12. 29. 23:21

지금이 시작이자 끝이다 / 신타


온 적도 간 적도 없다는
터무니없는 말이 이해된다
모든 게 지금 여기일 뿐이라는

보였다가 더는
안 보인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천 년 전에 있었던 일도
여기에서 일어난 것이다

모습이 사라졌을 뿐
그가 사라진 게 아니며
내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다시 천 년이 지나고
내 모습 사라졌을 때도
여전히 시작될 지금 여기

늘 지금일 뿐이며
지금이 시작이자 끝이다
불생불멸 그리고 부증불감이다

냄새나면 더러운 것이고
향기가 나면 깨끗한 것일 뿐
후각이 아니라면 불구부정이다

태양은 도는 것처럼 보이고
지구는 오히려 고정된 듯한
모든 감각은 착각일 뿐이다

빛이 아니라면 볼 수 없으며
공기가 아니라면 들을 수 없고
허공이 없다면 냄새 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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