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내가 하는 일은 없다

신타나 2024. 10. 31. 13:10

내가 하는 일은 없다


신은 신과 함께하는 나를 통해서 신 자신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나는 나와 함께하는 몸과 마음을 통해서 나 자신을 드러냅니다. 그러므로 나 또는, 나와 함께하는 몸과 마음이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몸과 마음을 통해서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신이 행하는 일일 뿐입니다. 그래서 무아 無我인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일을 내가 행하는 것으로, 즉 몸으로 사는 동안 늘 나와 함께하는 몸과 마음이 행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내가 행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몸 마음이 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몸으로 사는 동안 나와 함께하는 몸과 마음을 통해서 신이 행하는 것일 뿐입니다.

물론 이와 같은 사실을 처음부터 알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내가 몸이거나 마음인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또한, 몸과 마음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몸이나 마음을 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착각이며, 우리가 평소에 갖고 있는 그러한 착각이 바로 허상이거나 환상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몸이나 마음이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허상이요 환상인 것이지, 몸이나 마음 자체가 허상이거나 환상인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몸은 환상이 아니라 물질인 세포의 집합체이며, 마음 역시 몸을 통해서 느껴지는 생각이나 감정 등의 활동 무대일 뿐입니다.

그런데 깨달은 분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점을 혼동하여, 몸과 마음이 실제가 아닌 허상이며 환상이라고 주장합니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인 무아를 들먹이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석가모니가 설한 무아는, 몸과 마음이 나 자신이 아니라는 뜻이지 몸과 마음이 가짜라거나 환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심지어 우리의 몸 마음과 함께하는 산과 강, 건물 등등이 실제가 아닌 환상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만, 이는 몸 마음과 함께하는 나와, 몸 마음 자체를 서로 혼동한 결과일 뿐입니다.

우리의 몸이 사실은 없는 것이라고요? 우리가 늘 오르내리는 산이 사실은 없는 것이라고요? 엉터리 주장일 뿐입니다. 물론 깨달은 분들이 일부러 그런 잘못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들도 나 자신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건 맞습니다만, 몸 마음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에 너무 경도된 나머지, 몸 마음을 나라고 보는 생각과 몸 마음 자체를 혼동한 것일 뿐입니다. 우리와 늘 함께하는 몸과 마음이 나 자신이 아닌 것일 뿐, 몸과 마음이 허상이거나 환상인 것은 아닙니다. 눈에 보이고 우리가 늘 오르내리는 산과 건물 등이 환상이 아닌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우리의 몸이나 산과 건물 등은 원자와 세포로 이루어진 물체일 뿐입니다.

물론 몸 마음과 나 자신이 같은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건 중요합니다. 몸은 영속하지 않은 1회용 생물체일 뿐이며, 나라는 것은 몸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이 아니라, 영원히 존재하는 주체라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서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내가 무엇을 행하는 것이 아니며, 나와 함께하는 몸 마음이 무엇을 행하는 것도 아닌, 모든 일은 오직 신이 행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나 또는 나와 늘 함께하는 몸 마음이 행하는 게 아니라, 신이 모든 일을 주관한다는 앎이 우리를 평안케 할 것입니다. 우리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게 할 것입니다.

"고요히 있으라, 그리고 내가 신임을 알라."
"(Be still! ㅡ and KNOW ㅡ I AM ㅡ God)"
'내 안에 나'라는 책(조셉 베너 지음, 유영일 옮김)에 나오는 내용이자, 유대교 경전이나 기독교 구약 시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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