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봄날의 파노라마

신타나 2025. 3. 23. 12:09

봄날의 파노라마 / 김신타


괭이로 밭을 고르는
봄을 알리는 풍경
갓 지은 쌀밥이다
살구꽃 붉은 망울이
하얗게 핀 모습이기도 한

세상의 모든 꽃은
단 한 번 홀로 필 뿐
두 번 다시 피지 않는다
이듬해 피는 꽃은
새롭게 피어나는 것

그러나 새로운 꽃과
옆에 있는 다른 꽃이 곧
이미 피었다 진 그것이다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꽃이
둘이 되었다가 셋이 되기도 하며

흔적 없이 사라졌다
봄날 다시 피어오르고
하나에서 나와
하나로 돌아가는
파노라마일 뿐이다

지금 홀로 핀 꽃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없음(無)으로 사라질지라도
없음이 영원하기 때문이다

'詩-깨달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욕 忍辱  (0) 2025.03.25
삶과 죽음의 역설  (1) 2025.03.23
강아지 사랑하기  (1) 2025.03.23
아름다운 빛  (0) 2025.03.22
감사  (0)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