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森羅萬象 / 김신타
끊임없이 변하는 삼라만상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변한 내 몸이 바로
삼라만상 가운데 하나이다
삼라만상은 대상이며 나는
대상이 아니라 주체이다
몸을 비롯한 대상과 함께하면서도
떨어져 대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공간과 함께하면서도
시공간을 바라볼 수 있는 존재
그가 바로 무시공에 존재하는
무형의 주체인 나이다
시간도 공간도 없는 무시공이므로
무형이라는 표현도 우습지만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게
인간 언어가 지닌 한계일 터
기억 속의 내 모습이 아니라
아무런 형상이 없는 지금 여기
현재라는 의식 공간 속에 있는
무형의 내가 바로 나일 뿐이다
몸 마음의 두려움과 함께하면서도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
몸과 함께하면서도 형체가 없는
알기 어렵지만 알 수 있는 존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