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에게 / 김신타
울지 마라
외로운 건 무명 無明* 때문이며
살아간다는 건 무명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공연히 가지 않는 시간을 탓하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바라보라
가끔은 하느님도 안타까워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건 함께하고 싶어서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다
산그림자도 함께하고자 하루에 한 번씩 마을에 내려온다
종소리도 함께하고 싶어 울려퍼진다
모두가 하나임을 깨닫고자
우리는 애써 지상으로 내려왔다
* 無明 - 무아 無我의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자아가 있다고 집착하는 무지의 상태. (daum 인터넷 사전)
[정호승 시인의 시 '수선화에게'를 패러디(改作詩文)하다]
(춘향문학 제8집, 2025년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