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詩, 수필)

동창 모임

신타나 2025. 10. 19. 08:22

동창 모임 / 김신타


가기 전에는
이런저런 생각에
갈까 말까 싶다가도
막상 가서 보면
반가운 얼굴 얼굴들
웃음꽃 피어나는 시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예전 직업이 무슨 상관이랴
지금 사는 모습이 또 무슨 상관이랴
잘 나지도 못 나지도 않은
너와 나 우리는 모두 하나일 뿐
벌써 져버린 꽃도 있고
여전히 활짝 핀 모습도 있지만

내후년이면 어느덧
졸업 5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 못 만날 수도 있는
너와 나 우리는 모두
동창이라는 이름으로
동창에 물드는 아침 햇살

과거에 잘 났으면 무엇하고
지금 초라하면 또 무엇하랴
하나에서 나와
하나로 돌아가는 게
우리네 인생사이거늘
우쭐함도 부끄러움도
다 부질없는 감정일 뿐

허물없는 동창 모임을 통해
지상에 존재하는 우리가 하나임을
깨우칠 수만 있다면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서로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모든 게 하나임을
나이 들어가는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깨우칠 수만 있다면


(춘향문학 제8집,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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