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구역 / 김신타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기차가
어디 구례 땅으로 들어오느냐며
구례와 순천의 경계인 섬진강 건너
순천 황전면에 기차역을 세우면서도
역명은 구례 입구 역으로 한 당시 유림
한때는 그들을 미워하고
그들의 어리석음을 조롱했으나
용호정 시계 詩契를 만드신 분들의 깊은 뜻
일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훼방 놓고자 일부러
반대를 하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매천 선생 같은 절개는 아니지만
시계를 만들고 선로를 바꾸게 하는 등
일제에 항거하기 위한 반대였을 것 같은
선조들의 깊은 뜻 이어받아 오늘도
구례 용호정에서 시 한 수 지어 봅니다
본받으리라 선조들의 정신
특히나 구례 땅에서 살아오신
선조들의 깊은 뜻을 헤아리리라
시계를 이끌어 오신 모든 어르신께
우매한 후학, 고개 숙여 인사 올립니다
(춘향문학 제8집, 2025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