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空과 절대
불교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色卽是空에서 공이란, 공간이나 허공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공이란 색과 상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절대와 같은 개념이다. 마치 텅 비면 공이고 거기에 무언가가 들어 차면 색인 것으로 이해하는 분이 있는데, 이런 식의 개념으로는 색즉시공을 설명할 수가 없다.
텅 빈 상태가 공이고 무언가가 들어찼을 때 이를 색이라고 이해한다면, 공과 색은 서로 분리된 단독자이다. 물론 마치 제로섬 게임처럼, 공이 더 커질 수도 있고 색이 더 커질 수는 있지만 말이다. 이처럼 색이 아니면 공이고 공이 아니면 색일 경우, 어떻게 색즉시공이고 공즉시색이 될 수 있겠는가?
색즉시공이란 색과 공이 결국 같다는 뜻이다. 색과 공이 같아지려면, 색과 공이 상대적이지 않고 모두가 절대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색이 들어차면 공이 그만큼 좁아지고 색이 사라지면 공이 그만큼 넓어지는 개념은, 공이 아니라 허공일 뿐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를 상대계라고 하는데, 이조차 절대계 안에 있는 상대계인 것이다. 만일 절대계와 상대계가 병존한다면 도대체 절대계라는 게 있을 수나 있겠는가? 절대란 다른 것과 병존할 수 없는, 오직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계가 분명 존재하지만, 그러한 상대계조차 절대계 안에서 상대성을 나타내는 것일 뿐이다. 그 무엇도 절대계를 벗어날 수 없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