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신타 어머니! 어머니! 당신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흘러듭니다 '지 애비 닮아서 그렇다.'는 열 살짜리 가슴에 가슴에 새긴 당신의 주홍글씨 어느덧 오십 년 세월이 지난 이제 당신을 탓하고 싶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나를 자책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연두색 이파리에 그어진, 칼자국 이제는 지우고 싶습니다 두 손 마주 잡은 채 서로 무릎 꿇은 당신의 사과는 굳은살이 된 제 상처를 희미하게 그리고 마침내 사라지게 합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은 아스라이 멀지만 어쩌면 오래전부터 당신은 제 가슴속에 머무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당신의 손길이 아닌 저 스스로 두려움의 안개를 헤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당신이 걷고자 했던 그 길 위에서 저 역시 말이에요 [2014년 자운선가에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