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2 3

육갑 六甲

육갑 六甲 2020년 올해 내 나이가 일갑(一甲)을 지나 세 살인데, 1갑이 육십 년이니 5갑이면 삼 백 년이다. 나는 한 삼 백 년 즉 5갑을 살다가 적당한 때 육갑을 떨지 않고 또 다른 세상으로 가서 태어나련다. 지구상에서 죽는다는 게 곧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이며, 거기서 새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병신 육갑한다'라는 말이 전해져 오는데, 이는 몸과 마음에 병이 든 채 그래도 오래 살고자 애쓰는 사람을 흉보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5갑까지만 살련다. 그것도 몸과 마음에 병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오갑(五甲)을 사는 중에 몸과 마음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존경하는 스콧 니어링 선생처럼 금식을 통하여 언제든지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리라. 그는 월남전 참전에..

부처와 그리스도

부처와 그리스도 생각하고 기억하며 오감을 통해서 느끼는 그 무엇이 바로 나 즉 참나다. 이 몸뚱이가 내가 아니라 몸뚱이라는 수단 내지 도구를 통해서, 무형의 내가 생각하고 오감을 느끼며 기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몸뚱이가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나 즉 우리는 언제나 존재한다. 다만 몸뚱이를 통해서 우리는 감각 즉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며 촉감과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육체에 의해 한정되는 지구상에서의 삶을 기꺼이 선택한 것이다. 지구상에서의 삶은 무형의 영혼인 내가 선택한 것으로, 육체적이고 물질적이며 상대적인 한계를 지닌다. 한계가 있지만 모험 가득한 스릴 넘치는 삶이 바로 우리가 지금 사는 지구상에서의 육체적 삶이다. 고로 우리는 육체적 삶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즉 육체가 100년 ..

산 자와 죽은 자의 거리

산 자와 죽은 자의 거리 카카오 스토리(이하 카스)에 뜬, 6년 전 오늘 내가 올린 글을 보다가 친구의 댓글을 보게 되었다. 친구는 딱 1년 전인 작년 가을에 간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는데, 링크된 그녀의 카스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자신을 빼닮았다며 유난히 좋아했던 손녀 사진과 함께 그녀가 웃고 있다. 인터넷이 없던 우리 어렸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지금은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그녀의 사진을 보다가 나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거리는 얼마쯤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거리가 있기는 하는 걸까? 그녀는 지금 내 안에 있는데. 예전 같으면 사후 세계를 지하 어디쯤 있는 음습한 곳으로 상상했겠지만, 책과 인터넷을 통해서 임사체험에 관한 정보를 여러 번 접해본 나로서는 이제 정반대의 상상을 한다. 사후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