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갑 六甲 2020년 올해 내 나이가 일갑(一甲)을 지나 세 살인데, 1갑이 육십 년이니 5갑이면 삼 백 년이다. 나는 한 삼 백 년 즉 5갑을 살다가 적당한 때 육갑을 떨지 않고 또 다른 세상으로 가서 태어나련다. 지구상에서 죽는다는 게 곧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이며, 거기서 새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병신 육갑한다'라는 말이 전해져 오는데, 이는 몸과 마음에 병이 든 채 그래도 오래 살고자 애쓰는 사람을 흉보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5갑까지만 살련다. 그것도 몸과 마음에 병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오갑(五甲)을 사는 중에 몸과 마음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존경하는 스콧 니어링 선생처럼 금식을 통하여 언제든지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리라. 그는 월남전 참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