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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소리

내면의 소리 / 나신타 올봄 가장 기뻤던 일은 저녁 산책 나서던 중 코끝을 스쳐 지나가는 아카시아 향의 엷은 미소 모자라는 현실만을 낳을 뿐이니 '원하지 말라'는 가르침은 고요한 화두처럼 쉽사리 풀리지 않는 실타래 땅거미 내린 언덕 아래 우울한 일상을 향해 혼자만의 길을 걷고자 했던 어슴푸레 내딛는 발걸음 저녁 산책길에서 아카시아 향기 말없이 내려앉듯 어둠에 젖은 별빛 속으로 홀연히 스며드는 모든 것은 이미 내 안에 있으므로 원하는 대신 사랑으로 품어 안고 다만 반복해서 생각할 때 저절로 창조된다는 내면의 소리 내가 풍족하지 못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풍족하지 않다는 생각 속에서 살아온 것임을 나는 가난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묻혀 살아왔음을 문득 깨닫게 된 어느 봄날의 영감 靈感

신작 詩 2023.05.22

무아 無我

무아 無我 오늘 문득 내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바로 내려놓음이자 내맡김이라는 생각과 함께. 구름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마음에 걸리는 게 아무것도 없다. 여기서 나란 내 생각 안에 있는 나를 말함이다. 어쩌다가 나를 내려놓고 보니 (즉 나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보니), 그동안 내가 나를 붙들고 있었음이 느껴진다. 이 모든 게 신의 뜻이자 신의 사랑이다. 나의 자유의지가 바로 신의 뜻이요 신의 사랑이니 말이다. 내가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하는 게 아니라, 그 모든 게 신의 뜻이요 신의 사랑이라면 내가 내세울 게 무엇이며, 마찬가지로 내가 두려워할 게 무엇일까? 무엇도 나를 내세울 게 없고 무엇도 내가 두려워할 게 없다. 그저 기쁘면 기뻐하고 기쁘지 않으면 기뻐하지 않으면 될 ..

깨달음의 서 2023.05.22

나를 안다는 것

한마디로 우리의 삶이란 '나를 알아가는 것'이며 따라서 삶의 목적은 '나를 아는 것'이다. 일찍이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당시 아테네 청년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라고 외쳤으나, 스스로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굳이 소리 높여 외치지 않아도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인지를 알고자 한다. 흔히 얘기하는 이른바 깨달음이라는 단어도 결국 자기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인지를 아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깨달음이란 마라톤 완주 테이프를 통과하듯이 어느 한 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모든 것이 이해되고 깨달아지는 게 아니라 평지에서 높이를 더해 봉우리가 되고 산이 되며 얕은 물이 깊이를 더해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그렇게 깨달음이 쌓여가는 것이다. 깨달음이 쌓여갈수록 점차 자기 자신에 대하여 ..

깨달음의 서 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