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억 / 김신타 신작로를 향해 난 안방 문 열었다 닫으면 그야말로 황소 같은 겨울바람이 따라 들어왔다 엄마는 장사 때문에 늦게 오시고 초등학교 삼 학년이었을 누나가 구멍 난 내 양말을 기워주었다 한 살 터울인 나를 위해 뒤꿈치에 얇은 스펀지를 대고 뒤꿈치 구멍에 스펀지를 대는 것은 내 생각에도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매우 따뜻할 것 같았다 이튿날 학교 갔다 오니 스펀지 자국만 남았을 뿐 다시 구멍 난 양말을 보시고는 엄마는 누나를 야단치셨다 문득 떠오른 오래된 기억 칠십 줄에 들어선 누나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 어린 누나를 사랑으로 품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 시절의 어머니를 이젠 내가 사랑으로 품어 안아야겠다 어린 시절 내 어머니보다 삼십 년쯤 더 산 내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