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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징검다리 / 김신타왼쪽으로 조금 기울어진소아마비인 듯한 뒷모습상체를 좌우로 흔들며 걷는스무 살도 되지 않았을 소녀그와 내가 다르지 않음에그가 곧 나라는 생각 속에서예전과 달리 뒷모습 따라가는애처롭지도 부끄럽지도 않은 시선아파트 주변 길목에서 늘쭈그린 채 앉아 있는 사내가다름 아닌 내가 될 수 있기까지수없이 걸렸던 망설임의 징검다리마주쳐도 얼굴 돌리지 않고다만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는이제는 마음의 다리 이어진그와 나 사이 자유로운 왕래그렇다 더러운 게 묻으면물로 씻으면 되는 것 아닌가좀 더 부지런해지자그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그들과 하나일 수 있음이무슨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닌그들과 하나일 수 있음에산속 샘물처럼 흐르는 기쁨

신작 詩 2026.05.20

계절의 길목에서

계절의 길목에서 / 김신타나에게만 삶이 있었던 게 아니라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삶이 있었음을깨닫게 된 건 칠십 문턱에 이르러서였다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모두가 바라는 삶이었을 텐데오래된 내 의문이기도 했었던재벌가의 딸로 태어나젊은 시절 스스로 마감한 생은나처럼 둔감하지 않아서였을 것이다느지막이 들어간 사이버 대학젊은 교수의 친절한 강의 속에서민감한 그녀의 감성을 볼 수 있었다부유한 집안에서 밀려날 것 같은 불안가난하게 사는 게 세상 탓인 듯한 불만불안도 불만도 한 줄기 바람 되어때로는 폭풍으로 때로는 미풍으로요동치다가도 살가운 계절의 길목오늘도 바람과 함께 걸어가는 세월

신작 詩 202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