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 김신타
왼쪽으로 조금 기울어진
소아마비인 듯한 뒷모습
상체를 좌우로 흔들며 걷는
스무 살도 되지 않았을 소녀
그와 내가 다르지 않음에
그가 곧 나라는 생각 속에서
예전과 달리 뒷모습 따라가는
애처롭지도 부끄럽지도 않은 시선
아파트 주변 길목에서 늘
쭈그린 채 앉아 있는 사내가
다름 아닌 내가 될 수 있기까지
수없이 걸렸던 망설임의 징검다리
마주쳐도 얼굴 돌리지 않고
다만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는
이제는 마음의 다리 이어진
그와 나 사이 자유로운 왕래
그렇다 더러운 게 묻으면
물로 씻으면 되는 것 아닌가
좀 더 부지런해지자
그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그들과 하나일 수 있음이
무슨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닌
그들과 하나일 수 있음에
산속 샘물처럼 흐르는 기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