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길목에서 / 김신타
나에게만 삶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삶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 건 칠십 문턱에 이르러서였다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모두가 바라는 삶이었을 텐데
오래된 내 의문이기도 했었던
재벌가의 딸로 태어나
젊은 시절 스스로 마감한 생은
나처럼 둔감하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느지막이 들어간 사이버 대학
젊은 교수의 친절한 강의 속에서
민감한 그녀의 감성을 볼 수 있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밀려날 것 같은 불안
가난하게 사는 게 세상 탓인 듯한 불만
불안도 불만도 한 줄기 바람 되어
때로는 폭풍으로 때로는 미풍으로
요동치다가도 살가운 계절의 길목
오늘도 바람과 함께 걸어가는 세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