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72

알 수 없는 당신

알 수 없는 당신 / 김신타 내가 알고 있는 것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내가 알 수 없다는 사실과 이러한 사실에 대한 앎 또는 자각 이어서 떠오른 앎인 알 수 없는 당신과 나는 같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 설사 당신이 나를 안다 해도 내가 당신을 모르는데 어찌 당신과 내가 다를 수 있으랴 구별과 경계도 시야가 확실할 때 얘기지 오리무중 五里霧中일 때는 모두가 하나일 뿐 고로 잠잘 때나 깨어있을 때나 몸으로 있을 때나 벗어났을 때나 나는 당신 안에서 살아있을 뿐이다 알 수 없는 당신이기에 알 수 없으므로 우리는 모두 하나일 뿐이기에

詩-깨달음 2023.11.30

무위 無爲가 되라

무위 無爲가 되라 / 김신타 신념에서 확신으로 가지 말고 신념을 지나 무위 無爲로 갈 일이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확신이 아니라 다를지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무위에 설 일이다 무위에 서 있다고 해서 내면에 있는 신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다만 모든 것을 포용하게 되는 긍정적인 힘을 가지게 될 뿐이다 긍정이라는 게 내 신념을 버리고 타인의 신념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바다나 강이 강물이나 냇물을 품는 것처럼 내 신념 안에 타인의 신념을 품는 것이다 타인의 신념을 배척하는 확신이 아니라 타인의 신념조차 받아들이는 무위가 되는 것 비록 얼마간 시간이 걸릴지라도 받아들임이 바로 내면의 힘이다 평생이라는 시간이 걸릴지라도 받아들임이 곧 나를 찾는 길이다

詩-깨달음 2023.09.21

빈 거울

빈 거울 / 김신타 거울 안에 모든 게 담겨 있다 텅 빈 거기에 모든 것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신 또는 우주가 곧 거울이다 모든 것을 담아 비추는 거울 내가 바라는 것도 바라지 않는 것도 필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깨달음이며 부족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믿음이나니 행복은 깨달음으로 느낄 수 있으며 물질은 믿음에 찬 생각이 창조한다 빈 거울 안에 내가 있다 빈 거울 안에 신이 있다 거울을 바라보며 오늘도 나는 당신의 사랑을 다시 떠올린다

詩-깨달음 2023.08.06

당신의 품

당신의 품 / 김신타 나를 버리겠나이다 내가 옳다는 또는 내가 옳지 않다는 내 생각이 맞다는 내 생각이 맞지 않다는 내 주장을 버리겠나이다 나를 맡기겠나이다 내 생각과 내 주장이 옳다는 내 안에 있는 믿음을 버리겠나이다 당신의 품에 나를 맡기겠나이다 내 믿음이 아니라 당신의 말씀을 택하겠나이다 내 선택을 버리겠나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쌓아온 살아오면서 고르고 고른 내 선택과 믿음을 버리겠나이다 내 생각과 믿음을 버리고 당신의 말씀을 따르겠나이다 어둠에 물든 별빛처럼 내 안에 스며드는 당신의 말씀 당신을 받아들이겠나이다 내가 쌓아온 생각과 믿음이 아닌 바람처럼 스치는 당신의 말씀을 내 안에서 받아들이겠나이다 내 생각과 믿음 버린다고 해서 내가 없어지는 게 아니며 외려 당신과 하나 되는 길입니다 당신과 하나가 ..

詩-깨달음 2023.06.04

나는

나는 / 김신타 지금의 나만이 아닌 기억 속 모든 나가 합쳐진 그게 바로 나이면서도 나는 언제나 지금 나일 뿐이다 지금이 아닌 나란 없다 지금이란 잡을 수 없기에 나는 그릴 수 없는 없음(無) 아무것도 없음인 나를 기억 속의 나이거나 눈에 보이는 몸으로 착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없으면서도 결코 없을 수 없는 존재 나는 보이지 않으면서도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 나는, 또는 나라는 것은 기억된 모든 것이면서도 낱낱의 기억은 허상일 뿐 나는 언제나 지금 여기 존재하는

詩-깨달음 2023.05.21

지금 이 모습

지금 이 모습 / 김신타 나는 지금 이 모습으로 살아있으나 어떠한 모습을 가진 무엇이 아니라 아무런 형상이 없는 존재일 뿐이다 없음의 있음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모습은 오감에 의한 환상일 뿐이며 때가 되면 스러지는 허상인 것이다 그러나 환상 또한 아름다운 삶이고 환상이기에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 모습이야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그러한 내가 여기 이렇게 존재한다 지금 이 모습이 아니어도 영원하며 어디 있을지라도 지금 여기일 뿐인

詩-깨달음 2023.03.30

차창 밖 세상

차창 밖 세상 / 김신타 바로 코 앞에 닥친 일을 멀리서 바라볼 때처럼 대할 수 있을까 스쳐 지나가면서 보이는 풍경 멈추어 서 있을 때에도 똑같이 보일까 너무나도 멀리 있는 듯한 당신 내 안에 있음을 나는 믿을 수 있을까 시각과 청각 등 오감이 없다면 세상도 현실도 있을 수 없음을, 지구를 포함한 우주란 오감의 산물이며 오감에 의해 창조된 세상임을 나는 이제 안다 오감 안에서는 모든 게 현실이지만 오감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없는 아무것도 없음, 그것만이 오로지 실재함을 나는 지금 여기쯤에서 깨닫는다 오감 안에서의 삶과 더불어 오감을 벗어난 삶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침과 저녁, 낮과 밤 사이를 날마다 흐르는 태양을 지켜보면서도 우리는 지구가 돈다는 사실 믿음을 넘어 앎을 갖고 있지 않은가 나는 지금 가만히 ..

詩-깨달음 2023.03.04

신의 이름

신의 이름 / 김신타 개체라는 건 오감으로 감각되나 감각이란 허상에 지나지 않으며 감각되지 않는 전체가 실체이다 나의 안과 겉과 밖이 모두 신이다 고로 신이라는 건 전체를 뜻하며 신이 바로 나이고 내가 곧 신이다 개성 또는 개체로서의 나라는 건 물에 비친 그림자 같은 허상일 뿐 오직 전체로서의 내가 존재한다 나란 지금 눈에 보이는 내가 아닌 감각되지 않는 전체를 말하는 것 즉 신의 이름이 바로 '나'인 것이다

詩-깨달음 202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