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326

타인과의 독백

타인과의 독백 / 김신타눈에 보이는 저 표정과 동작다름 아닌 내가 하는 것이고문득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그것 또한 내가 내는 것이며노인의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내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내가 행하는 것뿐만 아니라오감으로 느껴지는 모든 게내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노인복지관 비좁은 식당에서옆 사람 팔꿈치 닿는 것도앞에 앉은 사람들 얼굴과 눈길주변에서 들리는 목소리의자 끌리는 소음조차도내가 행하는 것임을 알 때팔꿈치 닿는 옆 사람에게사이 좀 띄어 줄 수 있느냐고웃으면서 부탁할 수 있음이다내가 나한테 하는 독백이기에

詩-깨달음 2025.03.09

자각은 겸손을 부르고

자각은 겸손을 부르고 / 김신타우리 생각은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정작 중요한 건우리 각자의 생각이맞느냐 틀리느냐가 아닌그러한 생각과 더불어옳다는 판단과 그르다는 판단동시에 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맞다'와 '틀리다''옳다'와 '그르다'는 얼핏같은 것 같지만 서로 다름에도자신도 모르는 사이사실에 대한 판단과 동시에가치에 대한 판단을 하고 있음이다사실에 대한 판단과는 달리가치에 대한 판단은 자신만의주관임을 결코 자각하지 못한다가치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옳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옳은 것도 그렇다고 그른 것도 아님에도그것이 옳고 그른 게 아니라스스로 옳고 그르다는 판단이며일어난 일에 대한 생각일 뿐임에도

詩-깨달음 2025.03.08

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

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 / 김신타 내가 나임에 감사하는 이유는원하는 건 무엇이든 가능하고또한 무소불위하고 무소부재한전지전능한 존재이기 때문이다'나보다 잘난 나'가 아니라'내가 나임에 감사하는 나'잣나무가 높이 자라는 이유는잣나무이기 때문임을 아는 나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가다른 누가 아닌 바로 우리가신의 사랑에 의해 창조되었음을 아는신과 같은 능력을 부여받았음을 아는

詩-깨달음 2025.03.07

천 개의 그림

천 개의 그림 / 김신타몸으로 죽어선 천 개의 바람이지만지금 내 안엔 천 개의 그림 가득하다식당에서 앞 사람 밥 먹는 모습은밥 먹는 모습의 그가 아니라내가 그린 그림 속 그의밥 먹는 모습일 뿐이다내가 그린 그림이 천 개의 바람 되어지금 내 안에서 날아다니고밖에선 셀 수 없는 바람의 새숲속을 날아다니고 있다사랑하더라도 내가 그린 그림을 사랑하는 것이고미워하더라도 내가 그린 그림을 미워하는 것이니사랑뿐만 아니라 미움까지도따뜻한 마음으로 펼쳐야 하며칭찬뿐만 아니라 비난까지도마음속 사랑의 발로여야 한다스치는 순간 바람의 새는내가 그리는 그림이 되고밖에 있는 건 이미 날아갔으며안에 있는 그림만 남아 있기에내 안에 있는 그림은 이미 날아간 새의반영 反映이자 잔상 殘像일 뿐이다

詩-깨달음 2025.03.06

색즉시공 色卽是空

색즉시공 色卽是空 / 김신타냇물이 햇빛에 찰랑거리는 것도2월의 찬바람이 목덜미 스치는 것도밖에서 일어남과 동시에안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밖에서는 스쳐 지나가지만안에서는 생각과 감정 이어진다좋을 것인가 안 좋을 것인가기분 좋은가 그렇지 않은가판단하고 나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그 모든 것 받아들여야 한다어차피 내 안에 들어있는이미 사랑스러운 것이므로그러니 밖에 있는 돌멩이가앞에 보이는 사람의 표정이내 안에도 있는 것임을 아는깨달음의 길 걸어갈 일이다햇빛에 찰랑이는 물처럼목덜미를 스치는 바람처럼밖에서는 무상 無常하고인연생기 因緣生起 하지만꿈속에 보이는 부모 형제와눈 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처럼안에서는 불생불멸 不生不滅불구부정 不垢不淨 부증불감 不增不減,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마음 안에서의 색즉시공일 뿐연기 緣..

詩-깨달음 2025.03.03

끌어당김

끌어당김 / 김신타밝은 태양 아래 한참돋보기를 대고 있어야종이에 불이 붙는 것이지대자마자 불이 붙는 건 아니다기다릴 줄 아는 깨달음 속에서이루고자 하는 소망 늘 새길 때어둠 속에서 새벽이 밝아오는일상의 기적이 일어나게 된다돋보기 잡고 버텨내는 힘과기다릴 줄 아는 마음의 여유바라는 바를 늘 염두에 둔 채생활 속에서 늘 감사한다면이미 이루어졌음을 아는 마음과일상적인 지속과 반복의 자세이미 이루어졌음에 감사하며꾸준하게 기다리는 삶이라면

詩-깨달음 2025.02.28

무엇도 버리지 말라

무엇도 버리지 말라 / 김신타밖에 있는 좋고 싫은 것이 동시에내 안에 있는 사랑스러운 것이기도 하다내 몸 안에 있을 때 우리는똥오줌조차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세상에 있는 모든 게밖에 있는 동시에 내 안에도 있음이다밖에 있는 어떤 게 좋고 싫은 건 당연하다다만 동시에 내 안에도 있음을 깨닫는다면우리는 사랑 속에서그 모든 걸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다심지어는 사랑하면서도그를 죽일 수 있는 것이다신의 사랑 속에 사는 우리가죽음과 함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사랑 속에 삶만이 있는 게 아니라삶과 죽음이 함께하기 때문이다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모든 건 신의 품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며우리는 신의 사랑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다우리가 좋고 싫음의 굴레를 벗고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은분별과 집착을 버려야 하는 ..

詩-깨달음 2025.02.27

샴쌍둥이

샴쌍둥이 / 김신타겨울 찬바람도따뜻한 빛깔이다사막에 비친 태양도시원한 파인애플이다허공을 가르는칼이 되지 말고둘을 하나로 묶는영원을 향해 나가자이에는 이눈에는 눈이 아니라이에는 물눈에는 바람일 수 있음이다지금 여기 이렇게서로를 바라보지만붙어 태어난 쌍둥이처럼우린 서로 다른 하나일 뿐한때는 네가 나였고내가 너인 적 있었으며어느 곳에서는 내가 너였고네가 나였던 땅조차 있었으리라몸뚱이는 나뉠지라도갈라지지 않는 허공처럼아무것도 없는 너와 나 사이둘이 아닌 우린 하나일 뿐이다

詩-깨달음 2025.02.25

귀일 歸一한다는 것

귀일 歸一한다는 것 / 김신타나 자신으로의 합일이다내가 바로 하나이기에나 자신으로 하나 되는 게곧 귀일이 의미하는 바다자궁 안에 있는 태아가자궁과 엄마가 있음을 알까?모든 것 알지 못해도그곳에는 충만함이 있다씨앗에서 열매가 되듯태아에서 어른이 되며탄생에서 귀일이 시작되고귀일에서 깨달음의 싹이 튼다법으로나 진리로가 아닌나 자신에게로의 귀일이다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게다름 아닌 나이기 때문이다하물며 신조차도나 자신일 뿐이다태아가 엄마와 하나이듯인간 또한 신과 하나이기에

詩-깨달음 202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