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 緣起와 공 空밖에는 내가 없다. 연기로 가득한 이 세상에는 내가 없다. 내가 없기 때문에 모든 게 공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나라는 게 없다고 해서 모든 게 공하다는 주장은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한 착각일 뿐이다.연기로 이루어진 몸과, 무형이기에 공한 내가 바로 지금 여기 이렇게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밖인 물질세계와 안인 내면세계는 차원을 달리하면서도 맞닿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지구라는 우주에 함께하지만, 오감으로 느껴지는 세상에는 내가 없고 오감을 벗어난 세상에 내가 있는 것이며, 따라서 오감을 벗어난 저승은 정신적 고통도 육체적 통증도 없는 오직 강 같은 평화가 흐르는 천국이다.사정이 이러함에도 우리가 몸과 함께 이승으로 온 까닭은 내가 무언지를 깨달아 알기 위함이다. 평안만이 있는 저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