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소리 / 나신타 올봄 가장 기뻤던 일은 저녁 산책 나서던 중 코끝을 스쳐 지나가는 아카시아 향의 엷은 미소 모자라는 현실만을 낳을 뿐이니 '원하지 말라'는 가르침은 고요한 화두처럼 쉽사리 풀리지 않는 실타래 땅거미 내린 언덕 아래 우울한 일상을 향해 혼자만의 길을 걷고자 했던 어슴푸레 내딛는 발걸음 저녁 산책길에서 아카시아 향기 말없이 내려앉듯 어둠에 젖은 별빛 속으로 홀연히 스며드는 모든 것은 이미 내 안에 있으므로 원하는 대신 사랑으로 품어 안고 다만 반복해서 생각할 때 저절로 창조된다는 내면의 소리 내가 풍족하지 못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풍족하지 않다는 생각 속에서 살아온 것임을 나는 가난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묻혀 살아왔음을 문득 깨닫게 된 어느 봄날의 영감 靈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