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맨발

신타나 2025. 2. 16. 01:37

맨발 / 김신타


토요일 밤 9시쯤이면
나는 날마다 맨발이다

운동화 벗을 때마다
늘 따라 벗겨지는 양말

TV 추첨 방송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되고
그때마다 맨발이 되곤 한다

씨앗을 심어 키우기보다는
이미 고목이 된 조경수를
헐값에 사서 정원에 옮겨심고자 하나
헐값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그래도 아침이 오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므로
나는 다만 기다릴 뿐이다

고목에 꽃이 피는 날을
맨발의 청춘이지만 마라톤에서
1등으로 골인하는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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