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 김신타
책에 쓰인
'토끼'라는 글자가 생경하다
이것이 귀가 크고 하얀 동물을 뜻하는 단어가 맞는가?
맞춤법에는 맞게 써진 걸까?
동사 '토끼다'는
'토끼'라는 명사에서 파생된 것일까?
그렇다면 '도끼'는?
무심코 지나쳐 온 내 삶을
낯설다는 듯 토끼가 귀를 쫑긋거린다
당연하게 다가오던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때
익숙했던 것들이
태풍에 뒤집힌 바다처럼 새로울 때
토끼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하얀 토끼로 연상되지 않을 때
나는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토끼처럼
다니던 길로만 뛰어가는 것이 아닌
< 문학바탕 - 2012년 4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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