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 소나타
김석기
나는 피아니스트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작품번호 27-2'
유독 베토벤의 월광을 칠 때마다
십수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오늘 토요 정기공연에서도
월광을 연주하는 사이
아버지의 정열이 내 등 뒤에 서 있음을 본다
연주회가 끝나고
오신 손님을 배웅하는 게 아니라
'since 1955 흑백'
디제이 박스 안에 망연히 서서
3악장의 흥분된 긴장을 가라앉힌다
아버지 없이 홀로 서 있는 나를 느낀다
눈물빛 외로움이 자신을 애써 감추려 한다
(민들레 문학회 - 홀씨 13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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