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나눈 이야기 & 람타

영성에 관한 책을 만나다

신타나 2012. 10. 22. 15:18

 

영성에 관한 책을 만나다  /  김석기

 

 

살아오면서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삶 자체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라는 원초적인 의문에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나? 더 나아가, 왜 살아야 하는가? 라는 의문까지...

이러한 의문을 20대쯤 잠시 가졌다가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그대로 잊고 지내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평생의 화두가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탄한 삶 속에서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가끔씩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의 경우에는 20대 후반쯤에 내가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자각이 떠오를 때마다 무척 힘들었다. 팡세에 나오는 "무한한 우주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 는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의 말처럼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여 '제발 나 자신이 존재함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게 해주십시오!' 하고 신에게 기도하기도 했다.

 

그 기도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후로 30대에는 결혼과 자녀 양육 그리고 직장이라는 생활에 묻혀 나 자신을 의식하지 못한 채, 타인과 비교하여 열등한 나의 생활 환경에 우울해하고 때로는 사회에 분노하며 가끔은 타인에 비하여 우월한 내 모습에 즐거워하는, 그때그때 물질적인 현실에 흔들리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런 것처럼 내 삶에도 반전이 있었으니 이른바 다단계 사업을 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고민 고민 끝에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여럿이서 공동으로 사무실을 차렸으나, 1년도 채 안 되어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꿈임을 알아차리고는 사무실을 접어야 했다. 이후로 커다란 꿈을 상실한 우울증에 삶과 죽음을 동일 선상에 놓고 무기력한 고민을 계속 하다가 1년여 만에 털고 일어나 생계를 위한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던 40대 초반쯤 어느 날 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 문득 다시 떠올랐다. 같은 자각이 20대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편안하다는 느낌과 함께....

다단계 사업을 접은 이후 외판원, 쌍끌이어선 선원, 자동차학원 강사, 조선소 기능공 등등 각종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자각은 늘 나와 함께 했다.

 

이후 50대가 막 시작되던 어느 날 인터넷 검색 중에 「신과 나눈 이야기」(이하 신나이로 칭함) 라는 영성서를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신나이를 읽으면서 내가 이미 생각했던 것과 같은 내용이 책에도 써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토록 궁금해 했던 삶과 죽음이라는 의문에 대한 상세한 답이 책 속에 나와 있음에 흥분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신나이 카페 도반으로부터 소개받은「람타」라는 영성서는 신나이와 더불어 나를 더욱 기쁘게 했다. 5년이 다 된 지금에도 두 책을 가까이 두고 무려 15번 이상 반복해서 읽을 정도이니 말이다.

끝으로 신나이와 람타에서 내 마음에 기억되는 몇 구절을 여기에 옮기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네가 꼭 해야 하는 일은 없다. 너는 어떤 의무도 지지 않는다. 오직 기회만을 가진다. 그러므로 네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말고, 할 기회가 주어진 일을 하도록 하라.>

 

<모든 걸 주되 아무 것도 요구하지 마라. 세속성을 피해 가라. 인정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지 마라. 나()를 배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가르쳐라.>

 

<너희는 생명 자체이니 죽을 수가 없다....(중략) 따라서 너희가 죽는 순간 벌어지는 일은... 너희가 계속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 이상 신나이 중에서

 

<우리는 자신의 경험과 이해를 통해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만큼의 진실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진실만이 유일하게 옳은 것이라고 한다면 그는 자신의 이해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영웅이란 생명을 구하고 잘못을 없애기도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자이다.>

 

<나 자신을 포용하고 사랑할 때, 그 사랑을 나 자신의 버팀목으로 삼을 때, 나는 사회의식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전체의식으로 초월하게 될 것이다.>

 

- 이상 람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