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믿음의 세계

가시철조망

신타나몽해 2015. 11. 29. 11:31

가시철조망 / 김신타


나의 아침은 부드러워라
처음 맛본 찰보리빵처럼

좌우로 고개 돌릴 때마다
오랫동안 어깨를 짓누르던 통증도
새로운 기운에 안개처럼 사라지고

두려움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둘러친 마음속 울타리
겹겹의 가시철조망은 오히려
나를 가두고, 나를 찔러대 왔다

두려움조차 감사하며 어렵사리
하나하나 잘라내 버린 뒤 맞는 아침은
식빵의 속살처럼 따스하여라

모든 것이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내가 원해서 일어나는 일인데
보이지 않는 마음속에서조차 두려움에
나와 남을 날카롭게 경계 짓는 어리석음
사랑을 받아들이듯 두려움을 받아들이자
그리고 마음으로일지라도
나를 받아들이듯 남을 받아들이자

이제 더는 두려워하지 말자
이제는 미리 예상하지 말자
이제는 미리 예비하지 말자
다만 지금 할 일만을 생각하자
그것이 참는 일일지라도
억울해하거나 괴로워하지 말자
모든 것이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내가 원해서 일어나는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