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살구꽃 아침

신타나 2021. 4. 9. 03:20


살구꽃 아침

신타


분홍빛 옅게 지고 난 뒤
갓난아기 손가락처럼
살구 열매 매달린
사월의 아침

꼬물거리는 손가락마다
초록빛 연하게 물든다
때가 되면 어린 것들
솜털 날리며 자라

부스스한 솜털 안에
살구나무 한 그루씩
노랗게 익어갈 것이다

살구꽃 진 자리
우주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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