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인형 옷 입히기

신타나몽해 2021. 6. 14. 11:46

인형 옷 입히기

신타


나는 사랑스러운 몸을 타고
내 몸은 자전거를 탄 채
바짓가랑이 실밥 터진
옷을 수선하러 간다

속옷이나 고샅이 보여도
인형 같은 내 몸은
아무렇지 않겠지만 나는
남들 앞에서 부끄럽기 때문이다

내 몸 구석구석
눈이 있고 귀가 있어도
안경이 풍경을 볼 수 없고
보청기가 소리를 들을 수 없음이다

안경을 통하여 보는 것이듯
눈을 통해서 내가 보는 것이며
보청기를 통하여 듣는 것이듯
귀를 통해서 내가 듣는 것이다

사랑스러운 내 몸은
움직이는 인형일 뿐이다
가끔은 뛸 듯이 기분이 좋고
때로는 손끝 하나 움직이기 싫은

기분에 살고 감정에 죽는
내 몸에 입힐 옷을 수선하러
자전거 타고 가는 몸과 더불어
내가 길을 기억하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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