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에서
신타
연한 살구색 긴 망사 치마 안에
짙은 색 무릎치마를 받쳐입은
보일 듯 말 듯한 신선함에
정숙함이 겹쳐 보이는
여인의 아름다움이 스쳐 지나간다
글로써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
몇 칸을 건너 드디어
그녀를 발견하고는
비어있는 옆자리에 앉는다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자리에 앉은 치마에는 이제
신선함도 정숙함도 아름다움도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스쳐 지나간 기억이
아름다운 추억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아침이다
춘향골 남원으로 가기 위하여
의정부에서 용산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그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