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지하철 안에서

신타나몽해 2021. 6. 20. 09:49

지하철 안에서 
 
신타


연한 살구색 긴 망사 치마 안에
짙은 색 무릎치마를 받쳐입은
보일 듯 말 듯한 신선함에
정숙함이 겹쳐 보이는
여인의 아름다움이 스쳐 지나간다

글로써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
몇 칸을 건너 드디어
그녀를 발견하고는
비어있는 옆자리에 앉는다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자리에 앉은 치마에는 이제
신선함도 정숙함도 아름다움도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스쳐 지나간 기억이
아름다운 추억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아침이다
춘향골 남원으로 가기 위하여
의정부에서 용산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그린 그림

'신작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싯물 그릇  (0) 2021.06.25
미르와 미륵  (0) 2021.06.22
세월의 가려움  (0) 2021.06.14
인형 옷 입히기  (0) 2021.06.14
[디카시] 봄날은 간다  (0) 202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