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우리는 모두 하나다

신타나몽해 2021. 10. 22. 07:45

우리는 모두 하나다


「신과 나눈 이야기」라는 책에 보면 '우리는 모두 하나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처럼 내가 전체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합일된 느낌을 얻을 때, 이게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無我이고, 힌두교에서 말하는 지복至福이며,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救援이다.

전체 즉 신 또는 우주와 분리된 것처럼 느껴지거나 육체를 가진 내가 이 세상에 혼자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되며 무언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게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고해苦海의 삶이며, 기독교에서 말하는 지옥地獄의 삶이다.

이와는 반대로 분리가 없어지고 합일된 느낌 또는 하나 된 느낌이 들 때 우리는 고독감이나 외로움에서 벗어나며, 이게 바로 여러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극락이나 천국의 삶이다. 이처럼 천국과 지옥은 우리가 죽어서 가게 되는 곳이 아니라, 지금 살아있을 때의 심경을 나타내는 것이다.

지금 삶에서 육체를 가지고 살아가는 내가 신이나 우주 또는 전체와 합일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분리감이 느껴질 때 우리 삶은 고해요 지옥인 반면, 다른 사람 또는 전체인 신과 내가 하나라는 합일감이 느껴질 때 우리 삶은 이대로 천국이다. 그래서 우리는 끼리끼리 뭉치고자 한다.

이것이 때로는 파벌을 만들고 선민의식을 가져오는 부작용을 낳지만, 우리는 어쩌거나 끼리끼리 뭉치고자 애를 쓴다. 왜냐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혼자라는 고독감을 떨쳐내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사막이라거나 홍수가 잦은 강 유역과 같은 자연환경이라면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막이나 황무지 또는 홍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척박한 환경에서 종교가 먼저 생겨났으며, 우리는 종교를 통해서 위안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종교는 위안만 주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도 함께 가져다준다. 입으로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자비를 외치면서도, 내용적으로는 조건적인 신을 만들어내고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를 만들어낸다.

그들의 교주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자비를 외치고 가르쳤지만, 종교라는 조직을 만든 그의 제자들은 조건에 맞아야만 신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교리를 만들어냈다. 여기서부터 종교는 한마디로 병 주고 약 주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때로는 은혜와 축복이 가득한 곳이지만, 때로는 저주와 폭력이 난무하는 집단이 되고 만 것이다. 따라서 하나가 되고 합일이 될 때의 평안과 충만감은 종교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우리가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그게 바로 신 즉 전체와의 연결을 회복하는 것이요, 하나 됨이자 합일감을 느끼는 것이다. 신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무조건 종교를 연상하지는 말자. 이름이야 신이건 조물주이건 또는 창조주이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 모든 이름은 다만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의미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 개개인이 곧 전체다. 이 부분에서 이해가 잘 안 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일찍이 팡세라는 책을 쓴 파스칼이 말한, '이 무한한 우주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는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자신을 전체가 아닌 개체로서 인식하기 때문이다.

무한하게 큰 우주에서 먼지보다 작은 '나'를 상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체로서의 나는 불교에서 말하는 대로 환영이거나 허상이다. 100년 남짓 또는 그보다도 짧게 존재하다가 사라지는 반딧불과 같은 존재다. 그러나 나는 100년 안팎의 시간 동안 존재하다가 죽어 사라지는 몸뚱이가 아니라, 오히려 우주 전체를 품는 무형의 존재이다.

유형의 몸뚱이가 아닌 보이지도 않는 무형의 존재이기에 나는 무한한 우주뿐만 아니라, 무형적인 관념 즉 형이상의 것까지도 모두 포함하는 존재이다. 쉽게 말해서 나 아닌 게 없다. 나는 결단코 부분이 아니다. 전체 중의 전체이다. '내 몸'과 '나'를 혼동하지 말 일이다. 즉 나는 유형의 몸이 아니라 무형의 전체다. 우리 각자가 신인 것이다.

우리 몸도 세포 하나하나가 모여 몸 전체가 되는 것처럼, 인간 영혼 하나하나가 모여 신 전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질인 세포와 인간 영혼이 다른 점은, 세포는 일정한 주기에 따라 소멸하고 또한 재생되지만, 인간 영혼은 때때로 모습을 달리하는 것일 뿐 영생한다는 점이다. 이유는 없다. 신이 만들어놓은 법칙일 뿐이다.

무엇을 받아들이느냐는 각자의 선택에 달린 일이다. 기존 종교의 교리를 믿고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새로운 영성과 임사체험 등을 통해 얻은 결과를 믿고 받아들이느냐는, 전적으로 각자의 자유의지에 따른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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