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 / 김신타
노무현을 사랑하는 이여
대한민국 보수를 미워하지 마소서
그들도 한때 열혈 진보였으나
점점 가진 것과 지킬 게 많다 보니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일 뿐
그들도 대한민국을 아끼는
애국자이자 민주시민입니다
박정희를 사랑하는 이여
대한민국 진보를 미워하지 마소서
우리는 누구나 한때
혁명을 꿈꾸는 투사였지만
머리칼 희끗희끗해지고
이마에 주름살 늘어가면서
보수를 향하는 것 아니겠소
노무현도 한때
보수의 아이콘으로 살아갔으며
박정희도 한때
혁명을 꿈꾸고 실천하지 않았나요
우리 가슴에는 보수와 진보
어느 한 편만이 아닌
두 가지 모두 담겨있습니다
제각기 처한 입장과
어느 쪽이 이익이 되느냐에 따라
선택을 달리 하는 것일 뿐
우리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그저 힘없는 인간일 뿐입니다
배고픔과 무명에서 벗어나고자
꿈틀거리는 한 마리 벌레입니다
노무현도 공사장에서 막일하며
잘 먹고 잘사는 날 꿈꾸었고
박정희도 일본 황제에게 혈서 쓰며
입신양명을 꿈꾸었습니다
누구 할 것 없이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과
시대의 희생자 아닌 자 없습니다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수레의
두 바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란히 선 채 협동과 견제라는
당근과 채찍으로 말을 모는
마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