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환상과 실존

신타나 2025. 3. 11. 08:17

환상과 실존


아무리 환상이라 할지라도, 세상이라는 환상이 실존하지 않는 건 아니다. 끊임없이 변하고 유동적이며 결국에는 환상처럼 사라질지라도, 지금 당장은 고체 액체 기체의 형태로 존재하는 실상이다.
다만 그것들이 언젠가는 사라지는 잠시 동안의 실상임에도, 우리는 그것이 영원히 존재하는 실상 즉 실재라고 착각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의 감각 안에 원래부터 들어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마치 망원경이나 현미경처럼 처음부터 그것들 안에 들어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즉 우리가 보고 있는 세상이란, 감각이라는 유리창 또는 망원경이나 현미경을 통해 세상에 있는 사물 즉 대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도구들과는 달리 우리 인간은 지금 감각되고 있는 상 像에 더해, 이성에 의해 편집되고 교정된 기억 속에 저장된 상을 다시 꺼내 덧붙이기 때문에, 세상에 있는 사물이 더 왜곡되고 굴절되어 보이는 것이다.
지동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시각을 비롯한 감각이라는 신체 기능 자체도 이미 왜곡되고 굴절되는 부분이 있는 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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