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내가 곧 전체이며 적어도 전체의 부분인데, 전체 앞에서 나라는 개체 또는 개인을 내세울 일이 무에 있단 말인가?
전체 앞에서 나라는 개체 또는 개인을 내세우지 않는 것, 이게 바로 순종이다. 한마디로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하는 격이며,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 격이기에 전체이자 절대인 신에게 순종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도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하고 공자 앞에서 문자를 쓰고 있다. 왜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인지 또는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바로 전체이자 절대인 줄 모르고, 개체 또는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고집하고 있음이다.
어렸을 때 길을 잃어 거지가 된 청년이 우연찮게 부자인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되었으나, 아버지는 아들을 알아보고는 "너는 내 아들이다."라고 말을 해도, 아버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들은 이를 의심하며 도망간다는 얘기가 바로, 자신이 전체이자 절대라는 사실을 믿지 못한 채 이를 거부하는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고자 만든 우화이다. 우리는 결코 개체이거나 개인이 아닌, 전체이자 절대인 신과 똑같은 존재이다. 신과 우리는 모두 대상이 아닌 주체인 것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무엇이거나 누구인지를 쉽게 알 수 없는 이유는, 주체란 형상을 가진 감각적 존재가 아닐뿐더러 주체가 주체를 인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식되는 순간, 인식되는 모든 건 주체가 아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위에 예시한 부자와 거지 아들이라는 우화에서처럼, 우리가 모두 신과 같은 절대적 존재임을 믿고 아버지로 비유되는 신에게 순종할 일이다. 아버지임을 받아들여 도망가지 않으면 부자 아버지와 함께 부유한 삶을 살게 되는 것처럼, 전체이자 절대인 신을 받아들여 이에 순종하면 우리 또한 신의 자녀가 되어 자신이 바라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믿는 자에게 복이 있으라.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