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존재하는 자 우리는 물질적 존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신적 존재도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적잖이 당황하는 분이 있을 것 같네요. 물질도 아니고 정신도 아닌 게 뭐가 있단 말인가 하고요. 바로 그것입니다. 물질도 아니고 정신도 아닌 게 바로 우리 자신이며, 그것을 나는 무 無라고 일컫습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일컬어 공 空이라고 합니다만, 공이라는 단어는 무언가가 있다가 지금은 없어지고 공간만이 남아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즉 공이라는 단어는 빈 공간 또는 허공과 똑같은 느낌을 우리에게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원래는 있었다가 깨닫게 되면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라, 원래부터 없었던 존재입니다. 그래서 나는 '공'이라는 단어보다는 '없음'이나 '무'라는 단어를 선호합니다. 우리는 '잠깐 동안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