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오돈수와 점오점수스님이나 불교인들한테서 더러 듣는 말 중에 하심 下心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깨달은 사람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제대로 깨닫지 못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이를 등산에 비유한다면, 정상에 오르지 못한 사람에게 하산하라고 얘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하심하라는 충고를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은 일반 대중이 아닌 견성 즉 깨달음의 문에 들어선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견성이란 히말라야 고봉 등정에 비유할 수 있는 바, 고봉 등정이 어렵기는 하지만 하산 과정도 이에 못지않게 위험하다. 견성 상태인 기쁨의 고봉에 머물러 지내는 게 아니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게 바로 하심 또는 점수이다. 불교에서는 보림이라는 용어로 이를 나타내는데, 용어와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