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과 실존 ㅡ 실존은 추론이다 ㅡ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주장처럼 실존은 분명 본질에 앞서지만, 본질을 모르는 상태에서의 실존은 공허할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유럽의 중세 시대처럼, 실존을 부정하고 본질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만을 강요하던 시대로 돌아갈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불교에서 주장하는 바처럼, 실존하는 모든 대상을 환영이라거나 허상으로 보는 견해에도 이제는 동의할 수 없다. 사실 실존이란 하나의 추론에 해당한다. 환영이나 허상이 아닌 추론인 것이다. 우리가 실존 또는 존재에 대하여 단지 추론할 수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물자체는 우리가 알 수 없고 다만 사유될 수 있을 뿐이라고 철학자 칸트는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칸트의 물자체가 무슨 뜻일까? 다름 아닌 실존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