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 이생기심 應無所主 而生其心 이성 理性이란 일상생활에는 꼭 필요한 것이지만, 내가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의문에는 오히려 방해꾼일 뿐이다. 무언가 영감이 느껴지기를 기다리고자 하면, 이성이 나서서 해석하고 판단하며 자신이 제시한 해답이 옳다고 주장한다. 이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성의 판단에 수긍하게 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성의 판단이 틀린 적보다는 맞는 적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성에 관한 한 이성에 의한 판단이란 아무런 쓸모가 없다. 밑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니 결국엔 지었던 집 전체가 무너질 뿐이다. 나 자신이 무엇인지를 내 안에 있는 지식으로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밖에서 새 물 즉 영감이 흘러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새 물을 찾아 밖으로 밖으로 나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