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쉰 살

신타나 2025. 2. 20. 22:55

쉰 살 / 김신타


'쉰'이라는 제목의 시를 보면서
내 나이 쉰 살을 생각해 본다
마흔여덟 살 때쯤
나이를 묻길래 얘기했더니
낼모레 쉰이네, 하는 말에

내가 벌써 쉰이라구?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머리 희끗한 초로의 신사 떠오르고
나도 모르게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이제는 언제 쉰 살이었는지
지금 내 나이가 몇 살인지
얼른 생각나지 않아
몇 년생이라고 말하는 게 쉽다
오팔 년 개띠라고 하면
아는 사람은 다 알아듣는다

당시 대통령 아들 하나 때문에
중학교 무시험제가 시작되고
3년 뒤 고등학교 추첨 입학제가
또 시작된 첫 대상이기 때문이다

여자 나이 서른이면 받는다는 충격
남자인 나는 쉰에 느꼈으니
정신 연령이 20년쯤 늦는 걸까?
그런데 왜 죽는 건 더 빠르지?

이제는 모두 지나갔다
아니다, 언제나 오늘이다

세상사 무상 無常하지만
무상이 오늘 일어나는 일이기에
오늘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무상 또한 사라지지 않는다
무상이 무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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