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깨어나야 할 두 가지 꿈

신타나몽해 2020. 4. 5. 05:32

깨어나야 할 두 가지 꿈

 

 

종교에서 또는 많은 선각자가 말해왔기에, 우리는 평소 자신의 몸을 비롯한 우주 안에 있는 만물이 허상이거나 환영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가르침이며 배움이라고 봅니다.

 

몸이 아니라 자기규정이 곧 환영이며 허상입니다. 불교 금강경에 나오는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이라는 구절도 우리 몸이나 물질이 아닌 우리 내면에 있는 자기규정을 가리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렇듯 몸이나 우주 만물이 허상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자신에 대한 자기규정이 곧 환영이자 허상임을 스스로 인식할 때 우리는 꿈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두 가지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상대적 자기규정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꿈과 (기존의 가르침과 마찬가지로)

자기 몸을 비롯한 모든 물질이 환영이며 허상이라는 꿈에서 (기존의 가르침과는 반대로) 말입니다.

 

우리 몸을 비롯한 우주 만물이 환영이거나 허상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영원한 실체인 것도 물론 아니죠. 다만 지금 현존하는 실상이라는 말입니다.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비록 허상이 될지라도 지금은 실상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깨어나야 할 꿈은, 기본적으로 우리 몸이나 물질이 영원하리라는 착각이지만 이것은 첫 단계에 불과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는 수준일 뿐입니다.

 

깨어나야 할 다음 단계는 바로,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라는 자리입니다. 아직도 많은 종교인과 선지식들이 이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당나라 청원 선사의 말씀마따나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진짜로 깨어나야 하는 지점은 모든 것이 환영이고 허상이라는 최초의 깨달음입니다. 모든 것이 허상이 아니라 관념의 세계 즉 이데아의 세계에 있는 자기규정이 허상이며, 그중에서도 상대적인 자기규정이 허상일 뿐입니다.

 

우리 몸이나 물질은 지금 현재로서는 당연히 실상입니다. 일정한 시기가 지나 나중에는 물이 되고 바람이 될지라도 말입니다. 반면 진짜 허상은 우리 내면에 있는 상대적인 자기규정입니다. 여기서 상대적인 자기규정이라고 하는 이유는 절대적인 자기규정과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상대적인 자기규정이란, 다른 사람이나 동식물, 물질 등 다른 존재에 비해 비교우위에 서기 위한 우리 내면에 있는 욕구를 말합니다. 이러한 상대적인 내면 욕구가 바로 과욕이 되고 집착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인 자기규정이 아닌 절대적인 자기규정이란, 우리 각자 안에 있는 자기규정이라는 면에서는 같으나 그 내용이 다릅니다.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상정해서 즉 다른 무엇과 비교하여 비교우위에 서기 위한 게 아니라 스스로 절대적인 삶을 살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소명이나 소망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는 종교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신에 의해서 즉 타의에 의해서 소명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며 또한, 죽어서 천국이라는 보상을 받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내가 지금 원해서 그리고 내가 스스로 정하는 것이 바로 소명이고 소망입니다. 다른 어떤 존재의 명령이나 또는, 죽은 뒤의 안락한 삶을 위한 거래가 아니라, 지금 원하고 지금 기쁘기에 내가 행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이렇듯 비교우위에 서기 위한 상대적 관념과는 달리 절대적 관념으로서 자기규정은 스스로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소중하고도 소중한 관념입니다. 이게 바로 진정한 소명이자 소망이기도 하고요.

 

이제 다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단계에 왔습니다. 우리 몸과 우주 만물이 영원한 실체가 아니라는 사실과 또한, 진짜 허상은 외부세계에 있는 자기 몸과 우주 만물이 아니라 내면세계에 있는 상대적인 자기규정이라는 두 가지 사실을 명확하게 자각할 때 우리는 늘 기쁘고 여여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대계 안에서 절대적인 삶을 사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영혼의 바램입니다. 영혼의 바램에 몸과 마음이 함께 하는, 절대계보다 오히려 역동적인 상대계에서의 물질 삶을 즐겨 봅시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님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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