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신에게 고하노니

신타나몽해 2020. 11. 4. 14:21

신에게 고하노니

신타


신이 인간을 두렵게 한다면
그건 신이 아니라
사탄이거나 악마일 뿐이다
적어도 신이라면
인간 모두를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할지라도
그들조차 품에 품어안아야 한다

신이란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 한다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간에게
끔찍한 벌을 가한다면 그게 신이기나 할까?
얼마나 못났으면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들만 사랑할까?
신은커녕 정치를 하는 인간들조차
믿고 따르지 않는다 하여 국민을
처벌하는 일이 없는데 말이다

바람과도 같이
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없다
신은 선한 자의 가슴뿐만 아니라
악한 자의 가슴에도 편재한다
신은 선한 행위도 지켜보며
악한 행위도 지켜본다
무소부재한 존재라고 입으로는 떠들면서도
생각은 달리 하는 게 보통의 우리다

무소부재하다면
신은 천국에도 있어야 하지만
지옥에도 있어야 한다
만일 지옥이 있다면
신의 몸은 단풍처럼 늘
지옥불 위에서 불타야 한다
물론 천국에도 있으므로
동시에 빛나는 몸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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