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신타
말복이었던 날
햇볕이 따갑더니만
소나기가 쏟아진다
해는 반짝 떠 있는데도
갑자기 소낙비 내리는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에서인지 모르지만
참을 수 없는 갈증이었나 보다
육지였는지
바다였는지도 알 수 없는
한바탕 쏟아지고 나서도
세상은 다시 그대로다
내가 죽고 없어도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아무렇지도 않듯이
내가 없는 자리를
누군가는 슬퍼하길 바랄 게 아니라
내가 있는 자리를
두려움이 아닌 사랑으로 채우자
모든 게 나를 위해서 일어나므로
나를 위해서
몸이 존재하고
일상이 닥쳐오며
신의 사랑이 있고
여름과 겨울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