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대한 기억 / 신타
대합실에서 옆에 앉아 마실 때는
커피 향으로 가득한 시간이었으나
차창 안의 너를 배웅하고 돌아설 때
문득 커피의 쓴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너와 함께 할 때 오늘은
충만함 가득한 날인 듯했으나
헤어지고 난 뒤 나는
대합실에 돌아와 너를 찾는다
너와 함께 했던 시간과
따뜻한 커피에 대한 기억
함께 할 때와 헤어질 때가
같지 않음을 새삼 깨닫는다
그러한 것처럼 손끝이 아리는
찬바람 한창인 겨울날이지만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기운
함께 할 날도 멀지 않았으리라
세상의 모든 존재가
자신과 함께 너와 나를
너와 나 또한 우리를 위해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