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빨래방에서

신타나 2025. 3. 4. 21:35

빨래방에서 / 김신타


기초생계 급여로 생활하는
내 사는 모습을 되돌아본다

남들과 비교하는 상대평가로는
최하위층에 들어가겠지만
오륙십 년 전 어릴 적 기억으로는
지금 내가 먹고 사는 차림새가
동네에서 제법 잘 사는 축에
속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세탁기 전기밥솥 청소기
머슴과 식모 둔 집 못지않고
이불 빨래도 빨래방에서 해준다

옛날과 비교하는 절대평가로는
지금만 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그래도 예서 멈추기가 어렵다

상대평가가 자꾸 눈에 밟히고
내 사는 속내를 알게 된다면
사람들이 무시할 것도 같은

자격지심 내지 자존심은
빨래방 대형 세탁기로도
운동화 세탁기로도 빨 수 없는
우리 집 고장 난 벽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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