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생명의 기쁨

신타나 2025. 4. 4. 22:17

생명의 기쁨


우리는 '생명'과 '생명 아님'이라는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달리 표현한다면 삶과 죽음이 있거나 또는, 생물과 무생물이 있다는 고정된 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분리되지 않은 하나라면 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신이란 생명 그 자체이다. 모든 게 신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신이 생명 자체라고 하는 말에 대하여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우리의 지금 삶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가 궁금한 사람 역시 마찬가지 반응일 테고.

우리가 인식하는 이 지구상에는 오로지 생명만이 존재한다. 삶과 죽음이 모두 삶 (또는 생명)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생물과 무생물이 똑같은 물질 현상일 뿐이다. 피가 흐르는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몸뚱이나, 수액이 흐르는 식물 또는, 피도 수액도 흐르지 않는 무생물이거나를 불문하고 모두가 세포라는 측면에서는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원자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분자가 달라지고 분자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세포가 달라지지만, 세포 단위에서는 사람의 몸 세포였다가 동물의 몸 세포가 될 수도 있고 식물 또는 무생물의 세포가 될 수도 있음이다.

그렇다면 지구를 비롯한 온 세상에는 오로지 생명만이 존재하고 삶만이 존재하며 신만이 존재한다. 따라서 인간을 비롯한 어느 생명도 죽지 않는다. 아니 죽을 수가 없는 것이다. 오로지 생명만이 있는데 어떻게 죽음이 있을 수 있겠는가?
물질적이고 물리적인 육체의 죽음조차도 소멸이 아니고 변화일 따름이다. 생명이 아닐지라도 존재하는 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몸에서의 작은 변화에는 둔감하나, 죽음과 같은 몸에서 일어나는 큰 변화에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몸의 생명이 곧 자신의 생명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차 얘기했다시피 우리의 몸이란 우리 자신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몸의 생명 역시 물질에 부여된 생명일 뿐 생명 자체가 아니다. 우리는 몸에 부여된 생명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생명 자체인 것이다. 신과 똑같이 보이지 않는 생명이며 따라서 우리가 바로 신이자 영원한 생명이다. 그렇다면 영원한 생명이자 신인 우리는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까? 우선 지금처럼 몸 또는 몸의 건강에 매달리는 삶을 살지 말아야겠다. 이제부터라도 몸의 죽음에 초연한 삶을 살아가자. 몸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등 노력은 해야 하지만, 몸의 건강에 대한 두려움으로 몸의 노예가 되지는 말자는 얘기다.

우리는 무엇에도 종속되지 않은 존재다. 심지어 신까지도 말이다. 우리가 바로 신인데, 신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두려워하는 꼴이다. 신이 신 자신을 두려워하겠는가? 생명이 죽음을 두려워하겠는가? 몸이 내가 아님을 수시로 되새겨야 한다. 몸은 나라는 생명이 깃든 사랑스러운 물질일 뿐이다. 몸에는 죽음이 담겨 있다. 생명인 우리 자신과는 달리 우리의 몸은 생명이 아닌, 생명이 깃든 물질이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인 생명이 깃들었기에 우리 몸이 소중한 건 맞지만, 아무리 소중해도 때가 되면 변화하고 소멸하는 세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세포란 생명이 아니라 생명이 깃들 수 있는 물적 존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물적 존재일지라도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세포에서 세포로 이동하는 것일 뿐 즉 모습이나 형태를 달리하는 것일 뿐 영영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기쁘거나 감동적인 일이 아니라면, 무엇에도 눈물지을 일은 없다. 아무리 슬픈 일일지라도 그렇다. 모든 것은 신 또는 삶이라는 생명 속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이 깃든 존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랑스럽지 않은 대상이 없고 사랑하지 못할 사건이 없다. 저마다 자신과 마주치는 대상은 그것이 사람이든 동식물이든 무생물이든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랑스러운 대상이 아닐 수 없으며, 저마다 자기 앞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게 무엇이든 피할 수가 없다. 일어난 사건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이렇듯 우리는 생명과 삶과 신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죽음이니 악이니 하는 것은 두려움 때문에 보이는 헛것 즉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막는 두려움을 없애는 일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 많은 노력과 실패와 좌절 그리고 눈물을 필요로 한다. 물론 그 과정을 지날 때는 고통이고 괴로움이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조차도 기쁨이자 즐거움이 될 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우리 자신이 생명이 깃든 몸이 아니라, 생명 자체라는 사실을 깨달아 하루라도 빨리 생명의 기쁨을 느껴볼 일이다. 영원한 생명의 기쁨을. / 김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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