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有)와 무(無)
나라는 건 우리가 감각과 생각으로 알 수 있는 몸과 마음만이 아니라, 몸 마음을 포함하는 전체가 바로 나인 것이다. 여기서 전체란 보이는 대상인 유형과 보이지 않는 대상인 무형을 아우르며, 역시 무형인 주체와 그리고 주체와 대상 사이의 작용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유무형의 모든 대상과 주체 그리고 작용을 포함하는 개념인 전체는, 그래서 유(있음)이면서 동시에 무(없음)일 수밖에 없으며, 무이면서도 동시에 유일 수밖에 없다. 유란 (그것이 아무리 큰 우주를 상정한다 해도) 전체가 아닌 부분일 수밖에 없으며, 무라는 것 또한 무라는 것이 있음이니 유의 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무와 유는 서로를 포용한다.
고대 인도에서 무(없음)라는 개념 또는 영(0)이라는 개념을 어렵사리 찾아냈는데, 무(없음)는 유(있음)와 상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있음과 없음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갖고 있었던 단순히 유에 상대되는 존재로서의 무의 개념을, 유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시켜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 또한 단순히 있음만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무라는 없음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무의 내용은 없음이지만 무라는 것 자체는 있음 즉 유이기 때문이다. 무는 유를 포함하며 유는 무를 포함하고 있음이다. / 김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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