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 無我
무아라는 건 개인적인 내가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저마다가 개인적인 나로서 존재한다는 게 지금까지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로 여겨졌지만, 이러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바로 무아의 뜻입니다. 개인적인 나란 저마다 분리 독립된 존재로 느껴지는 자기 자신을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도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따라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에서처럼 우리는 모두 연기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하나의 인드라망으로 연결된 존재입니다.
그래서 무아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마치 인드라망의 구슬처럼 우리는 전체의 부분으로서 각자 자신의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우리 몸 안의 세포가 서로 분리 독립된 건 아니지만, 하나의 몸 안에서 저마다 고유한 역할을 유기적으로 해내는 것과 같습니다. 팔다리 등 근육에 있는 세포와 뇌에 있는 세포가 서로 다른 작용을 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몸을 구성하는 것처럼, 우리도 각자 자신의 삶을 살면서도 전체적으로 하나의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자가 개인적인 삶을 사는 것 같아도, 우리는 모두 하나의 삶 속에서 인드라망처럼 연기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개인이 아니라 전체의 부분인 거지요. 물론 전체의 부분일지라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살아가기에,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산다는 착각을 하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착각에서 벗어나는 게 바로 깨달음이며, 깨닫는다는 게 어려운 일인 까닭이기도 합니다. 각자가 분리 독립된 삶을 살아간다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우리의 몸이 자신이 아님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 몸이란 전체의 부분인 무형의 내가, 유형의 물질로써 나타내 보이고자 사용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몸이란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유기체이자 도구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자기 몸이 자기가 아님을 자각하는 것이 깨달음의 시작입니다.
여기에서부터 시작하여 개인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전체의 부분으로서 존재함을 점차 깨달아 가는 것입니다. 깨닫기 전에는 당연시되는 개인의 존재를, 깨닫고 나서는 개인적인 나란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되며 나아가 진실로 자유함이 느껴집니다. 개인적인 책임도 없으며 의무도 없음을 알게 되기에 날개를 단 것 같은 자유함이 느껴집니다. 나라는 개인이 죽어 없어지는 무아를 체득한다면 말입니다. / 김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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